소통이 되지 않고 단절된 시대 '우리 사이에 그어진 경계를 넘다'
소통이 되지 않고 단절된 시대 '우리 사이에 그어진 경계를 넘다'
  • 김태경 기자
  • 승인 2019.05.23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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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용단  놋 N.O.T
서울시무용단 놋 N.O.T

【오뉴스=김태경 기자】 서울시무용단의 창작무용극 〈놋-N.O.T〉(이하 ‘놋’)이 개막한다.

23일부터 24일까지 세종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놋〉은 지난 1월 서울시무용단장으로 새로 부임한 한국무용가 정혜진이 처음 선보이는 안무작이다. 빠르고 힘찬 독무와 예스러움을 잃지 않은 신명으로 우리 춤의 격을 지켜온 대표적인 중견 무용가인 정 단장과 서울시무용단이 만들어낼 새로운 작품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놋〉은 ‘거기 아무도 없어요(N.O.T-No One There)?’의 약자로, 치매에 걸린 80살의 할머니가 10살 소녀가 되어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아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어린 소녀의 눈에 비친 이 시대는 세대, 남녀, 노사, 이념, 가족 간의 갈등으로 가득하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통의 현상들 속에서 소통하지 못하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날마다 ‘거기 아무도 없어요?’라고 외치고 있을지 모를 이들의 모습을 한국적 춤사위로 풀어낸다.

서울시무용단  놋 N.O.T
서울시무용단 놋 N.O.T

또한 〈놋〉은 제주방언 ‘’, 다시 말해 얼굴을 의미하는 낯(面)에서 영감을 받았다. 얼굴은 인간의 존재를 나타내는 형상이며 감정을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1차적인 통로이기도 하다. 작품은 나와 너, 당신과 당신, 그리고 우리 사이에 그어진 경계들과 사회적 갈등을 소통을 통해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안무와 예술감독은 맡은 정혜진 단장은 “창작을 지향하는 서울시무용단의 정체성에 맞게 한국무용의 전통성을 살리며 이 시대의 이야기를 한국적 창작춤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작품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놋〉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내면의 선, 사회의 선을 넘어보자는 데에서 시작한다. 한국무용을 기본으로 꼭두각시, 삼고무, 오고무의 호흡과 움직임을 통해 한국적인 색채를 가미하고 현대적인 춤사위로 일상의 움직임들을 확장시켰다.”고 안무의 방향을 전했다.

서울시무용단  놋 N.O.T
서울시무용단 놋 N.O.T

오경택 연출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할머니가 소녀가 되어 마주한, 70여년의 시간을 건너뛴 세상은 혼란의 연속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 우리의 얼굴()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빠라는 그리움을 찾아 헤매는 소녀가 마주하는 사람들의 얼굴, 그 얼굴과 마주한다는 것이 소통을 향한 첫 걸음이다.”라고 연출의 의도를 전했다.

더불어 김철환 작곡가는 “음악을 통해 현대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와 서로 다른 생각이 하나로 모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야기마다 각각의 테마 음악들이 있지만 결국 하나의 반복되는 음과 소리를 통해 새로운 시작과 끝을 표현했다.”고 밝혔으며, 파둘라 마리카 의상디자이너는 “전통 한복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지만 흔히 사용되지 않는 소재를 사용해 새로운 해석을 더했다. 다양한 색조와 액세서리, 기하학적인 커팅은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불통’과 연결된다.”고 전했다.

서울시무용단  놋 N.O.T
서울시무용단 놋 N.O.T

서울시무용단은 이번 창작무용극 〈놋〉을 통해 이 시대의 이야기를 한국적인 정서와 현대적인 춤사위로 풀어낼 예정이다. (사진=세종문화회관)

김태경 기자 ohnews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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