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 지구 자전축의 절묘한 기울기가 계절이라는 리듬 만들어 내
‘23.5’ 지구 자전축의 절묘한 기울기가 계절이라는 리듬 만들어 내
  • 김영심 기자
  • 승인 2020.03.1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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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창립특집 KBS 대기획 4부작 UHD 다큐멘터리 23.5 (RHYTHM OF THE EARTH)

수단 수드와 인도 카나우지 사람들의 삶을 규정한 23.5도

극단적인 건기와 우기를 반복하는 아프리가 수단의 수드 지역, 절묘한 기울기 23.5도의 결과
사진: ‘23.5’ 방송화면 캡처
사진: ‘23.5’ 방송화면 캡처

[오뉴스=김영심 기자] 지구 자전축의 절묘한 기울기가 계절이라는 리듬을 만들어 냈다.

어제 방송된 공사창립특집 4부작 UHD다큐멘터리 ‘23.5’ 2부 ‘기다림의 조건 : 건기’에서는 수단의 수드습지와 인도의 카나우지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절묘한 기울기 23.5도로 인해 지구의 한편에서는 건기와 우기가 교차한다.

딩카족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 최대 습지대인 수드. 하지만 이곳은 비가 오지 않는 건기 때면 습지가 4분의 1로 줄어든다. 이런 극단적인 환경 변화에 맞춰 딩카족의 삶도 변한다.

건기가 시작되면 딩카의 소들은 먹이인 풀이 부족해지며 하루가 다르게 말라 간다. 삶의 전부를 소에 걸고 살아가는 딩카족에게 최대 위기. 이 시기 딩카족의 식사는 하루에 단 한 번. 그것도 소에게서 얻는 우유가 전부다. 그리고 피를 빨아먹는 파리와 모기로부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머리도 소 오줌으로 감고, 마른 소똥을 태운 재를 얼굴과 몸에 바른다.

’23.5’는 소를 30마리까지 늘려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려는 청년 마코로를 주목했다. 그는 당시 19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어 11마리의 새끼를 얻게 되면 그토록 바라던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이 소를 돌봤다. 혹독한 건기에도 대부분의 소를 지키고 10마리의 송아지도 얻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토록 기다리던 우기에 홍수로 소 10마리를 잃어버렸다. 당분간 그의 결혼은 쉽지 않아 보였다.

건기가 찾아온 인도에서는 여신이 지구에 내려온 것을 기리는 축제가 한창이다. 건기는 수 천년 동안 향수를 만들어 왔던 고대 도시 카나우지의 장인들이 가장 활기를 띠는 창작의 계절이다.

카나우지에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향수가 존재한다. 바로 태양빛을 잔뜩 머금은 흙에서 추출하는 대지의 향수 ‘미티 아타르’다.

향수 장인 람 끄니팔은 40도를 웃도는 뜨거운 건기, 구리 항아리에 불을 지핀다. 열기에 휩싸인 항아리들을 일곱 시간 넘게 지켜보고 있노라면 땀이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이 과정을 보름 간 반복해야만 비로소 ‘미티 아타르’를 얻을 수 있다.

뜨거운 여름 건기가 지나고 우기가 오면 더 이상 ‘대지의 향수’를 만들지 못하고 다음해 여름까지 기다려야 한다.

’23.5’는 방송 말미 지구 자전축의 절묘한 기울기는 계절이라는 리듬을 만들어냈고 리듬 속에서 교차하는 절망과 희망, 그 기억이 기다림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KBS 1TV UHD 대기획 ‘23.5’ 3부 보이지 않는 손 : 해류’는 오는 19일(목) 밤 10시에 방송된다.

 

김영심 기자 vip@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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