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아흔 사랑법' '이산' 시인의 감성 인터뷰!
시집 '아흔 사랑법' '이산' 시인의 감성 인터뷰!
  • 안혜영 기자
  • 승인 2020.07.23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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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작가 인터뷰
'아흔 사랑법' 시인 '이산'  인터뷰

[오뉴스=안혜영 기자]= 1.안녕하세요. 오뉴스tv입니다. 이산 시인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십니까, 시를 쓰고 있는 이 산입니다. 부업으로는 한국은행 부국장으로 있습니다. 올 해 정년퇴직을 하게 되는데, 지난 6월 30일까지 마지막 출근을 하고 지금은 퇴직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1. 작품을 창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또한, 어디에서 영감을 얻어서 이 책을 내게 되셨는지?
  • 저는 시를 쓰기 위해서 고민하고 시를 쓰지 않습니다. 길을 걷거나, 산책을 하거나, 대화나, 여행 중에 느끼는 감성을 머릿속으로 퇴고를 하다가 가끔 휴대폰에 메모를 하고, 아침 새벽에 일어나 시를 정리하고 완성하고 있습니다.
  1. 시집의 제목이 ‘아흔 사랑법’인데 제목의 의미가 무엇인지?
  • 이번 시집은 저의 3번째 시집인데 이번 시집은 특별히 화가와 함께하는 콜라보 형태의 시화집을 냈습니다.

아흔 사랑법의 제목은 사실, 같이 작업을 한 안명혜 작가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작가님이 저와 대화 중에 부모님이 부부싸움 하시는 걸 저한테 들려주시더라구요. 싸움을 보던 안작가가 정 그러면 이혼을 하라고 이야기를 하니까, 어머니가 이혼을 하더라도 내년 봄이 되면 이혼을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요새 사랑이 사실은 휘발성 사랑이 남발을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다져온 부부의 사랑은 겉 하곤 다르게 세월속에 쌓여온 정과 사랑, 또 신뢰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절대 무너지지 않는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우리가 추구할 어떤 삶의 한 면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시화집의 제목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1. 12월 31일라는 시가 감명이 깊었는데, 특히 ‘12월 31일 오늘은 표류한 삶의 닻이다’. 문구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 어떻게 보면 시간이라는 것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생각이 들어요. 아무 의미없이 지나다 보면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고, 그렇게 되다 보면, 자기 자신을 정리할 수 있는 그런 계기는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달력을 만들어서 1월부터 12월까지 구역을 정해서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정리하거나 아니면 회사 같으면 회사의 재무제표를 정리 및 결산을 한다던 지, 아니면 국가도 어떤 정책을 펴고 그렇게 하게 되던가 하는데, 이 모든 것은 시간이라는 닻을 내려서 자기 자신을 정리해보는 그런 의미로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이제 매일 일기를 쓰고 있는데, 제가 일기를 쓰는 이유는 하루를 정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일기를 쓸 때 날짜를 꼭 씁니다. 시간이라는 닻을 내려서 오늘 하루를 내가 정리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쓰고 있습니다.

  1. 시 집 중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시가 있으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유?
  • 독립국이라는 시가 있는데, 제목이 약간 생소할 겁니다. 근데 저한테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내용인데,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감기몸살을 걸린 적이 있습니다. 감기몸살에 걸려서 너무 아픈데 저희 어머니가 집안일도 하시면서 제 머리맡에 약도 먹으라고 하시고, 찬물에 수건을 적셔서 이마에 대주시기도 했습니다.

실제 그렇게 어머니가 해주시는 마음에 고마움과 사랑을 느꼈지만, 아픈 것은 우리 어머니가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 땐 어렸지만, 사람이 인생을 사는 것은 내가 내 인생을 책임지고 해결해 야지, 남이 내인생을 대신해줄 수 없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주는 사랑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은 내가 해쳐 나가야하는 내 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어릴 때부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1. 어머니에 대한 애 뜻한 마음이 묻어나는데 우리 모두 어머니의 추사적인 소중함은 알고 있지만 어머니라는 존재자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어머니란 어떤 존재 인가요?
  • 모든 자식들이 부모님한테 생각하는 사랑과 추억과 고마움은 다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저는 추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구체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자꾸 추억하고 그리워하고 죄송스러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어릴 때부터 많이 아팠어요. 어릴 때 가위에 눌려서 경기나고 이래서 우리 어머니 등에 업혀 침 맞으러 다니기도 하고 또 결핵도 6년을 앓아서 힘든 과정을 겪었는데 그때마다 우리 어머니께서 애달아 하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제가 결혼해서 애를 낳고 키우다 보니까 딸이 옆에서 기침하는 걸 보면 내가 아팠으면 좋겠 다라는 생각 들고 마음이 너무 아프던데, 저희 부모님은 제가 기침하는 것을 6년동안 들으셨어요. 그래서 생각해보면, 저희 부모님에 대한 이해도 가고 옆에서 지켜보던 형님이 참아 주셨던 것도 너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저희 때는 시계가 귀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시계를 사주시기 위해 한달간 과수원에 다니시면서 저희에게 소니 시계를 사주신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중학교 1학년때 놀다가 다리가 부러져서 3개월간 저희 어머니가 저를 업고 다니셨어요. 단 하루도 결석한 적이 없었는데, 키도 되게 작으신 분이 짧은 거리도 아니고 30분씩 업고 다니셨던 그런 사랑을 제가 아직 간직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은 추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고마운 것들이 다 켜켜이 쌓여져서 제가 오늘날 저희 어머니를 생각하는 그런 마음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1. 왜 아버지가 아닌 어머님을 주제로 책을 필간하셨는지?
  • 사실 아버님에 관한 시가 한편 있어요. 위트라는 시가 있는데, 아버님이 저에게 내려 주신 사랑과 어머님이 내려 주신 사랑의 결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사실 시는 현실적인 것입니다. 이번 시화집, 아흔 사랑법은 젊은 사람들한테 그렇게 공감이 가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저희 나이 또래에는 공감이 갈 수 있지만, 그 이유가 있어요. 왜냐하면 제가 20대 30대 나이가 아니고 벌써 60이 넘었는데 60대에서 느끼는 삶의 언저리를 가져 다가 노래한 게 시거든요. 그래서 당연하게 저의 주변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거고, 제가 살아오면서 이 나이, 60대에 느끼는 그 감성을 노래한 것이거든요.

저희 아버님은 25년전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저희 아버님에 대한 것은 추억을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어머님에 대한 것은 현실이고 저한테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제가 35년동안 서울에서 근무를 하다가 치매 걸린 어머니 때문에 청주에 내려갔는데, 저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어머니였습니다. 제 삶에, 지금 생각해도 가슴 아픈 이야기고,

사람이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아마 모든 작가들이나, 아는 피디나 감독도 마찬가지지만 그 사람이 지금 현실적으로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하면 대화 속에 다 들어가 있어요. 스트레스 받는 부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를 계속 반복적으로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자식이 속을 썩인다면 자식얘기를 계속하고, 아니면 내가 직장상사나 후배들 간에 무슨 갈등이 있으면 그 얘기를 계속 하고, 또 건강이 안 좋으면 건강이야기를 계속 하게 되거든요. 시는 현실이기 때문에 내 주변에 현실적인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었고, 이 시화집에서 2번째 시집 이후에 5년정도 걸린 것 같은데, 그건 제가 현실적으로 어머니에 대한 부분이 제일 중요했기 때문에, 저도 자연스럽게 어머니에 대한 시를 쓰게 된 것 같습니다.

  1. 즐겨하시는 취미가 있으신지?
  • 제가 직장은 시를 쓰고 은행을 다니고 있지만, 공연 연극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특히 영화는 일년에 8090편씩 봤는데, 요즘 코로나 때문에 잘 못 보고 있습니다. 직장에 취직하고 제일 행복했던 것은 내 마음대로 책을 사보고 영화 마음대로 볼 수 있다는 게 행복했습니다.
  1. 제일 감명 깊게 보신 영화는 어떤 건지?
  • 기억에 남는 영화는 스트레이트 스토리라고, 형제 간에 갈등이 있었는데, 그것을 잔디 깎기 기계를 끌고 한 6주간에 기간을 걸쳐서 형님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행복이 돈이 많거나 명예가 있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고, 사람들 간에 생활 속에 조금한 감동으로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당히 감동적인 영화였기 때문에 한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작가의 이야기나 시 집을 어떤 마음으로 읽었으면 하는지
  • 사실 시가 대부분 사람들은 어렵다고들 합니다. 사실 시를 어렵다고 생각 하시는 분들은 그림을 볼 때 추상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과 똑같거든요. 이해가 안되는데 자꾸 이해를 하려는 순간 어려워지는 것이거든요. 시는 그냥 느낌대로 받아드리면 되는 겁니다.

시인이 시를 쓰지만, 시가 활자화가 되는 순간에 그것은 시인의 몫이 아니고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제가 전혀 예상치도 않은 약간 마음에 별볼일 없다고 생각하는 시가 어떤 분에게는 감동이 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게, 모든 것은 자기가 처한 현실을 맞춰서 감동이 오는 것 같더라구요. 다른 사람과 상관없이 내 자신의 문제가 바로, 감동이라는 것이죠

내가 추상적으로 아니면 잠재의식 속에 생각하고 있던 것이 책을 통해서, 영화를 통해서, 음악을 통해서 아니면 그림을 통해서 같이 주파수가 딱 맞을 때 감동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내 현실하고 맞지 않을 것을 가져 다가 내가 읽거나 본다고 하더라도 감동이 없거든요. 그래서 시는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느끼는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쉬우면 쉬운 대로 받아드리는 것, 그게 시 읽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 어렵게 쓰는 시는 좋은 시는 아니라고 봐요. 

  1. 구상중인 다음 작품이 있으신 지, 있다면 생각하고 있는 주제가 있으신지?
  • 제가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62살인데 정년퇴임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 삶에 느껴왔던 것을 좀 정리를 하고 싶어서 산문집을 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 삶을 통해서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살아오면서 변곡점으로 생각되는 이벤트 그런 사건들이 있었거든요. 아마 누구나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저 자신을 정리하는 것으로 생각을 해서 산문집을 생각하고 있어요. 제목을 몇 가지 생각하고 있는데,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이런 식으로 해볼까 생각합니다. 왜냐면 행복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감사합니다.

안혜영 기자 vip@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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