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티고네' “신화적으로 풍부하고 윤리적으로 꼿꼿하다"
영화 '안티고네' “신화적으로 풍부하고 윤리적으로 꼿꼿하다"
  • 김영심 기자
  • 승인 2020.11.23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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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토)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한 시네마톡 성료!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고결한 인물 안티고네에 대해 탐구하다!

[오뉴스=김영심 기자]=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부터 이어진 입소문과 강력한 추천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울리고 있는 <안티고네>가 11월 21일(토) CGV압구정에서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함께 시네마톡을 진행했다.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캐나다 장편영화상을 수상하고,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후보 선정 과정에서 캐나다를 대표하는 영화로 선정되기도 한 영화 <안티고네>가 11월 21일(토)에 CGV압구정에서 진행된 이동진의 시네마톡을 성료했다. <안티고네>는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싶은 안티고네가 오빠 대신 감옥에 들어가면서 일약 SNS 영웅이 되는 이야기로,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안티고네’ 신화를 탁월한 각색으로 21세기 현대에 접목한 작품이다.

이동진 평론가는 “<안티고네>는 우리에게 발견의 기쁨을 알게 해주는 영화”라 말하며 시네마톡의 문을 열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발견’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이유도 한국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소피 데라스페 감독과 신인 배우 나에마 리치가 엄청난 임팩트로 단번에 관객들의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종교, 신화는 물론 다양한 학문에 능통한 이동진 평론가는 고대 그리스의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신화를 먼저 설명하며 관객들의 깊은 이해를 도왔다. 영화 <안티고네>가 “신화의 전제를 철두철미하게 따른 아주 세심한 작품”이라며, 욕망과 타락으로 점철된 그리스 신화에서 안티고네는 아주 드물게도 고결한 인물이며 이 점을 영화가 탁월하게 활용했다”고 평했다. 이어 그리스 고전 희곡에서 필수요소인 ‘코러스’가 영화 <안티고네>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 신화와 영화의 연결고리를 더욱 심오하게 탐구했다. 고전 희곡에서 가족의 장례를 금지시킨 장본인이자, 안티고네를 겁박한 크레온 왕이 현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국가 시스템, 절차와 규제로 치환되었음을 설명하며, 안티고네가 따른 것은 하늘의 법이자, 보편타당한 윤리적 규범이라고 영화 속 상징들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의 명대사인 “내 심장이 시킨다”를 언급하며 <안티고네>의 휴머니즘은 마음의 법을 따르는 안티고네와 그런 그녀의 신념에 동조하고 연대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한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서 안티고네의 시선이 화면에 나오지 않는 누군가를 향하고 있다는 것에서 공통점을 지니지만, 첫 장면에서는 자신을 심문하는 형사를 바라보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휘파람을 부는 누군가를 향해 시선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두 장면이 가지는 의미가 대조를 이루고 있음을 해설했다. <안티고네>에서 휘파람은 연대의 아주 중요한 요소로 사용되는데, 법정에서 안티고네의 석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휘파람 소리의 전화벨 소리로 재판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휘파람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는 안티고네는 꺼지지 않은 연대의 불씨를 보고 있다며, 그녀가 바라본 사람은 바로 관객들임을 밝혀 영화의 엔딩에 대한 해설을 펼쳤다. 이동진 평론가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안티고네의 저항을 상징하는 빨간색 안경을 “안티고네와 연대하는 마음으로 특별히 끼고 왔다”며 장내를 유쾌한 농담으로 채우며 시네마톡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가족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권력의 부당함에 맞서 싸운 열일곱 소녀의 이야기 <안티고네>는 현재 절찬상영중이다.

김영심 기자 vip@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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