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통통 튀는 Z세대 가야금 연주자 김보경
[인터뷰] 통통 튀는 Z세대 가야금 연주자 김보경
  • 허영훈 문화부장
  • 승인 2021.09.23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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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가야금 연주자 (사진=퍼블릭뉴스)
김보경 가야금 연주자 (사진=퍼블릭뉴스)

[오뉴스=허영훈 기자]=국내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국악공연 중에서 남다른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국악의 대중화에 힘쓰는 지역이 있다. 바로 대전광역시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국악 연주단의 단원들 하나하나는 최고의 연주기량을 갖춘 국악계의 보석같은 존재다. 연주자들 중에서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연주자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눈이 한번 더 가는 연주자가 있다. 

만약 연예계에 진출한다면 아이돌 가수보다는 조선시대 사극에 등장하는 양반집 막내딸 역이 딱 어울릴 것 같은 '통통 튀는' Z세대 가야금 연주자 김보경 씨를 만나 그의 예술과 꿈에 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보경 가야금 연주자(사진=퍼블릭뉴스)
김보경 가야금 연주자(사진=퍼블릭뉴스)

Q.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김보경> 현재 목원대학교 음악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세종시 예술강사이자 대전금송가야금연주단과 한밭국악관현악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야금 연주자 김보경 입니다. 

 

Q. 가야금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김보경>7살 때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오직 발레만 배웠어요. 그런데 중학교 입시 준비 중에 큰 부상을 입어서 발레를 멈출 수 밖에 없었어요. 저한테는 너무도 긴 시간인 7년 동안 발레만 하다가 하루아침에 그만두게 된 일이 후유증처럼 남아서 그 뒤로는 하고 싶은 게 사실 없었어요. 

그렇게 목표 없이 살다가 18살 때 우연히 부모님 지인의 소개로 처음 가야금을 만나게 되었어요. 예능을 이어가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정말 갑자기 가야금을 접하게 되었죠. 가야금을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지만 열정적인 선생님 덕분에 자신감을 갖고 이거 아니면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도전을 시작했어요.

좋아하는 무대에 설 수 있고 많은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고 박수를 받는 일이 제겐 너무나도 큰 기쁨이었고 그 행복감을 평생 느끼고 싶었어요. 또 어렸을 때부터 명절에 한복 입는 걸 정말 좋아했는데 그 한복이 저의 무대 의상이 되어서 더 좋았어요.

 

Q. 가야금 외에 평소 어떤 것에 관심이 많은지?
김보경> 부모님이 레포츠를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계절에 따라 산과 바다를 많이 다녔어요. 겁도 없고 운동신경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다양한 레포츠 활동을 즐겼던 것 같아요. 스포츠 활동을 하면 스트레스도 많이 풀리고 다음 날 몸이 여기저기 쑤시는 게 사실 더 뿌듯해요. 제일 좋아하는 건 수상레저라서 지난 여름에는 물에 빠져도 살 수 있는 수영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외에도 여러 스포츠를 배워보고 싶어요.

김보경 가야금 연주자(사진 오른쪽) (사진=퍼블릭뉴스)
김보경 가야금 연주자(사진 오른쪽) (사진=퍼블릭뉴스)

Q. 자신이 Z세대라고 느끼는때는 언제인가?
김보경> 저는 오히려 Z세대가 맞는가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친한 동생들이나 친구들도 그렇게 말해요. 문자보다도 직접 전화를 거는 경우가 더 많고, 다들 SNS를 활발히 활용하지만 저는 단순히 제 자신의 특별한 일만을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사실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스마트 기기를 다루는 것 자체가 서툴러요. 다른 연주자들을 보면 종이 악보 대신 스마트 패드를 많이 보더라고요. 저도 써보고 싶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종이와 펜을 찾을 것 같아서 아예 처음부터 욕심을 버렸어요. 나름 형광펜이나 색깔펜으로 악보를 정리하는게 재밌어요 

 

Q.  본인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매력 포인트는?
김보경> 털털한 성격인 것 같아요. 솔직하고 장난기도 많은데 엄마는 그게 단점이라고 하지만, 제 스스로는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또 활발하고 엉뚱하면서도 웃음이 많아서 옆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것 같아요. 때로는 너무 활발해서 지치게 하기도 해요. (큰 웃음)

 

Q. 본인의 메이크업 포인트는?
김보경> 일단 저의 메이크업 콘셉트는 아주 확실해요. 한 것 같으면서도 안 한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요. 사실 손재주가 없어서 저한테는 그게 최선이에요. 대학 4년 동안 종종 언니가 얼굴에 그만 장난치라고 얘기할 정도였어요. 지금은 그나마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열심히 공을 들이는 포인트가 있다면 눈썹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짙고 갈매기 같은 눈썹이 놀림거리였는데 국악을 시작하고 한복을 입을 때는 제 눈썹이 오히려 자랑거리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짙고 각진 눈썹모양을 더 살려서 그리는 것 같아요"

 

Q. 얼굴 관리를 받는다면 어디에 집중하는가?
김보경> 저는 카메라에 잘 담기는 얼굴이고 싶어요. 그래서 성형쪽 보다는 윤곽 마사지 같은 걸 지속적으로 받아보고 싶어요. 판판한 얼굴 말고 '4D' 같은, 눈코입이 다 튀어나올 것 처럼 생긴 얼굴로 만들고 싶어요. (큰웃음)

 

Q. 만약 가야금을 배우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
김보경> 장래희망을 고민하는 시기에도 한두 번 생각했던 직업이 있어요. 아기들을 너무 좋아해서 어렸을 때 사촌동생들을 집에 데려와 돌본적이 많았어요. 가야금을 안했다면 유치원 선생님이 됐을 것 같아요. 가끔 연예인도 꿈꿔보긴 했지만 그 정도 자질은 없는 것 같아요. 

김보경 가야금 연주자 (사진=퍼블릭뉴스)
김보경 가야금 연주자 (사진=퍼블릭뉴스)

Q. 앞으로의 꿈은?
김보경> 앞으로 무엇을 하든 한 분야에 있어서는 최고가 되고 싶어요. 제가 가야금을 시작한 이상 가야금 연주에 있어서는 정말 최고가 되고 싶어요. 모든 연주를 완벽하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튕기는 수법', '빠른 말발굽', 혹은 '구르는 성음' 같은 어떠한 사소한 연주법이라도 뭐 하나만큼은 1등이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배움의 길을 가면서 끊임없는 공부와 연주로 최고가 되는 그 날까지 저에게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Q. 만약 로또 1등으로 당첨금 20억을 받는다면?
김보경> 무대에 서기 전 날 꼭 좋은 꿈을 꾸더라고요. 그러면 오늘은 성공적인 무대가 되겠구나 생각을 하는데, 이 꿈을 복권을 사는 데 쓰면 반대로 무대를 망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복권을 사지 않았어요. 

만약 공연이 없는 날에 대박인 꿈을 꿔서 복권에 당첨되는 날이 올까봐 항상 생각해둔 계획은 있어요. 만약 20억이 생긴다면 무조건 악기 여러 대와 부모님 차를 구입하고 나머지는 부모님께 드리려고요. 가야금은 줄 수에 따라 종류가 많다 보니 연습용, 연주용으로 각각 1대씩만 가지고 있어도 금전적인 부담이 큰 것 같아요. 그래서 꼭 하늘에서 뚝 떨어졌으면 했어요. 그렇지만 만약 내일 무대를 앞두고 오늘 돼지 꿈을 꿨다면 저는 여전히 복권을 사러 가지는 않을거에요. 제겐 공연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편집자 주 : 20억이 공짜로 생기는 것 보다 오늘 내 공연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보경 연주자야말로 진정한 Z세대가 아닐까? 멋진 미래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는 20대 연주자 김보경, 그의 무대가 대전이든, 서울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그의 '꿈' 뿐이기 때문이다. >

허영훈 문화부장 young@p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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