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NPO칼럼] 그늘에 가려진 사회복지사들
[이재원NPO칼럼] 그늘에 가려진 사회복지사들
  • 이재원 칼럼리스트
  • 승인 2021.03.0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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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칼럼니스트

[오뉴스=이재원 칼럼리스트]=대한민국은 비참했던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 드디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경제 선진국의 반열에 진입했다. 각종 지표가 이를 증명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대한민국의 GDP(국내총생산)는 1조 6,463억 달러로 세계 12위이고, GNI(국민총소득) 지수는 1조 6,606억 3천만 달러 세계 11위이며, 세계수출 순위는 5,422억 3,261만 달러로 6위를 기록하는 명실상부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의 위치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가 않다. 급진적이고 사상 유래없던 고도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많은 부작용이 뒤따라야 했다. 바로 화려한 경제지표 뒤에 숨어있는 사회복지분야의 처참한 지표가 그렇다. (독거노인 빈곤율 76%로 세계 1위이며, OECD회원국의 평균 3배를 웃돈다)
따라서, 사회 빈곤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아졌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수립과 정책이 시행되었다. 각 지제차마다 전문화된 사회복지 인력과 자원이 개편·충원 되었으며, 시·구 단위의 행정시스템이 조직되었다.

이런 대규모의 사회복지 시스템 덕분에 국내의 사회복지 분야는 다소 미흡한 부분은 있을 수 있겠으나 과거에 비하여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눈부신 발전의 이면에는 항상 숨은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다. 유독 대한민국의 정부와 대중은 사회 빈곤층에만 포커스가 집중된 나머지, 그들의 여건개선을 위하여 현장 일선에서 부리나케 뛰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의 실상을 외면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들의 실태는 비참하기 그지없다. 2013년 4명 이상의 사회복지사가 연쇄적으로 자살했던 사건을 기점으로 그해,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사회복지 공무원 건강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의 37,9%가 당장에 심리상담이 시급한 중증도, 고도 우울증을 겪고 있고, 27.5%는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물론, 이에 대한 피드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를 비롯한 전국 23개 사회복지 관련 기관들이 대책마련을 위해 '사회복지사 자살방지 및 인권보장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는 처우가 개선됐는가? 여전히, 해마다 끊이지 않고 사회복지사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으며, 특히 18년에는 불과 임용 두달밖에 안 된 20대 여성의 사회복지사가 투신했다. 사회복지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이유들을 열거하면 너무나도 많다.
우선 상당수의 사회복지사들이 아웃소싱 계약직 신분이며, 낮은 보수의 급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라는 멍에로, 초과근무와 잦은 당직, 휴일 근무는 당연시 되고 있으며, 과도한 업무량 폭주와 추가수당 또한 온전히 지급되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라는 명목으로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공익(公益)이란 무엇인가. 어학사전에 정립되어 있는 뜻풀이로는 “공공의 이익, 즉 사회구성원 전체의 이익을 말한다.” 고 되어있다. 그 어디에도 ‘사회복지사를 제외한’ 이라는 단서가 붙지 않은 것이다.

사회복지사들은 최전선에서 우리 사회의 밑저변 제일 어두운 그늘에 숨어있는 빈곤취약계층을 도와주는 영웅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적 요인으로 인하여, 안타깝게도 정서상태가 불안정한 분들을 마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따라서, 악성 민원 및 폭력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매우 잦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3D는 모두 해당되는 고위험군 노출 직업군이 분명함에도 이들을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정신과 상담의들조차도, 많은 환자의 상담을 해주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정신이 위험해지는 것을 인지하고, 다른 정신과 상담의에게 상담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사회복지사들에겐 언감생신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이다.

그들은 슈퍼맨이 아니다.
정말로 우리 사회가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약자들을 배려하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면, 최전선에서 소외된 이웃을 돕고 있는 그들 또한 누군가의 엄마, 아빠이자 아들, 딸이며, 우리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소중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강요된 ‘희생’과 ‘헌신’은 결코 숭고하지도, 거룩할수도 없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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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칼럼리스트 news@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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