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없는 L7이 특급호텔?...여기어때, 고객 혼란 야기하는 '한 달 숙박권' 이벤트 논란
수영장 없는 L7이 특급호텔?...여기어때, 고객 혼란 야기하는 '한 달 숙박권' 이벤트 논란
  • 김예진 기자
  • 승인 2022.01.28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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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가 최근 행사한 '특급호텔 한 달 숙박권' 럭키백 행사에서 2등 숙박권이 1등 숙박권보다 높은 등급의 호텔로 지정됐다 [사진=여기어때]
여기어때가 최근 행사한 '특급호텔 한 달 숙박권' 럭키백 행사에서 2등 숙박권이 1등 숙박권보다 높은 등급의 호텔로 지정됐다 [사진=여기어때]

여기어때의 '특급호텔 한 달 숙박권' 럭키백 이벤트가 고객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광고 내용은 '특급호텔 1달' 숙박권 제공이 1등 경품처럼 이해되지만 실제로는 '특5급'이 아닌 '특4급' 비지니스 호텔격인 'L7강남 바이 롯데'가 제공되면서다.

2등 경품은 '특5급' 호텔인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지만 2박에 불과하다. 두 곳의 하루 숙박비는 약 2.5배 차이다. 여기어때 측은 '4성급도 특급호텔 기준에 포함된다'는 입장이다.

지난 27일 여기어때는 9900원을 내면 최대 '특급호텔 한 달 숙박권'을 얻을 수 있는 럭키백 행사를 진행했다. 럭키백 행사는 매주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행사다. 다양한 아이템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는 선착순 행사여서 점차 매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급호텔 한 달 숙박권' 행사도 이벤트 개시 1~2분만에 2000개가 모두 완판됐다.

행사 당첨 내용은 1등(1명)이 ‘L7 강남 바이 롯데’에서 3, 4월 중 본인이 선택해 한 달 살기, 2등이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타워 2박 숙박권(3명)과 서머셋 제주신화월드 1박 숙박권(5명), 3등이 블랙 숙소 20만원 쿠폰(15명) 등이다. 여기에서 통상적으로 특급호텔로 불려지는 곳은 오히려 2등 당첨에 속한 호텔들이었다.

여기어때 어플을 통해 롯데호텔 서울 시그제큐티브타워의 3월 주말 기준으로 1박을 확인한 결과 '그랜드 디럭스 더블'이 34% 할인된 가격 42만 9550원이다. 할인 전 가격은 65만원이다. 가장 좋은 방인 '그랜드 디럭스 트윈'은 67만 1550원이다. 동기간 L7강남 바이 롯데의 1박은 '스탠다드 트윈'이 17만 9080원, '스탠다드 패밀리 트윈'은 23%할인해 21만 6150원이다. 할인 전 가격은 28만원이다. 약 2.5배 차이가 난다.

통상적으로 소비자가 인식하는 특급호텔은 5성급 이상에 럭셔리한 시설을 갖춘 신라호텔, 롯데호텔, 워커힐호텔 등이다. 2등 행사 내용인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타워나 서머셋 제주신화월드는 모두 5성급 호텔로 정상가 기준 1박이 40만원 중후반대다.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타워는 수영장과 사우나, 화려한 다이닝 라운지를 갖췄다. 서머셋 제주신화월드는 제주 경관과 함께 테마파트나 워터파크 등을 내세우고 있다. 

1등 당첨 호텔은 깔끔한 느낌에 수영장이 없는 이른바 '비즈니스 호텔'이다. L7은 홍대점만 수영장을 운영한다. 호캉스로 특급호텔 이용이 늘어나며 소비자 추세에 따라 진행한 행사지만, 정작 호캉스다운 호캉스를 할 수 있는 곳은 2등 당첨 시 가능하다.

여기어때 측은 1등이 한 달 살기를 하게 되는 'L7 강남 바이 롯데'도 특급호텔이라고 설명했다. 1등보다 2등이 더 높은 등급의 호텔인 것은 맞지만 모두 특급호텔에 해당돼 '특급호텔 한 달 살기'라는 문구는 문제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1등 당첨 내용을 값으로 환산 시 2등 대비 큰 금액이라고도 덧붙였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이 럭키백 행사는 1~2분만에 매진됐고, 매주 고객들이 몰려 매진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다"며 "1등보다 2등 당첨 호텔이 더 높은 등급이지만, L7강남 바이 롯데도 관광진행법 시행령에 따른 특급호텔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L7 강남 한 달 투숙권을 우리가 얼마에 구매했는지 알려드리기 어렵지만, 2등은 투숙 기간이 짧고 1등은 한 달이니 금액적으로 따지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부터 변경된 관광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기존 호텔들에 적용되던 무궁화를 별로 바꾸고 4성은 특2급, 5성은 특1급으로 분류했다. 사실상 4성급 호텔도 법규에 지정된 특급호텔에 해당된다. 그러나 기업의 이벤트에 참여하고 이를 소비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L7호텔을 특급호텔로 인식하기 보다 신라스테이와 비슷한 급의 '비즈니스 호텔' 정도로 인식한다.

한 5성급 호텔 관계자는 "사실 우리나라는 무궁화가 들어가야 하는데, 특급호텔이라고 한다면 보통은 5성급 이상을 일컫는다"며 "4성급을 소비자들이 특급호텔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assi@p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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