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꿈세권에 집을 짓다' 행운의봄 권지영 작가
[인터뷰] '꿈세권에 집을 짓다' 행운의봄 권지영 작가
  • 김태연 기자
  • 승인 2022.02.15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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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스=안혜영 기자]=Q. 행운의봄 이라는 필명으로 책을 내셨는데 이유가 있나요

행운의봄> 『꿈세권에 집을 짓다』의 저자 행운의봄, 권지영입니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 가족 모두가 성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우리 집 이름이 ‘봄스테이’에요. 봄스테이라는 집 이름에서 블로그 필명인 ‘행운의봄’이 나왔어요. 우리 집 이름과 제 블로그 닉네임이 ‘봄’이라는 단어를 품고 있으니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 이름을 봄이, 남편을 봄이 아빠라고 명명했어요. 랩에서 이야기하는 ‘라임’인거죠.

『꿈세권에 집을 짓다』의 저자 행운의봄, 권지영은온종일 집에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다양한 형태의 공간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도, 만나는 사람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다. 
『꿈세권에 집을 짓다』의 저자 행운의봄, 권지영은온종일 집에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다양한 형태의 공간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도, 만나는 사람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다. 

 

Q. 왜 역세권이 아니고 꿈세권이라고 했는지 그리고 상가주택을 짓게 된 계기가 있나요

행운의봄>  신선한 제목을 고민하다가 꿈세권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파트 생활을 버리고 상가주택 살이를 선택한 것도, 오래된 동네에 자리를 잡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했어요. 다수가 선호하는 편리한 아파트나 신도시와는 다른 삶을 선택한 것이라서요. 대신 저희는 꿈을 좇았어요. 지금도 남편은 사는 동네와 함께 꿈을 키우고 있고요. 그래서 ‘꿈세권에 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상가주택을 지은 계기는 책 초반부에 나오는데요. 남편이 갑자기 퇴사를 선언한 것 때문이었어요. 자기 사업을 하겠다며 저렴한 월세의 상가를 찾고 있었어요. 그때 저희는 전세 만기를 1년쯤 남겨놓고 다음에는 전세 연장을 하지 않고 집을 사겠다고 벼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남편에게 아파트를 사지 말고 땅을 사서 상가주택을 짓자고 제안했어요. 그렇게 우리 이야기가 시작되었어요.

Q. 부동산정책은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이고 집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행운의봄 님은 집을 지어본 사람으로서 집을 짓기 전과 후, 집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행운의봄>  집을 지은 후 삶이 180도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책 속에 일본의 경영학자 오마에 겐이치의 말이 나와요. ‘인생을 바꾸려면 시간, 공간, 만나는 사람을 바꿔라’는 말인데요. 집을 짓는 과정에서부터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났고, 상가주택 1층에 남편이 갤러리를 운영하게 돼 예술가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어요. 전시가 없을 때는 갤러리에서 독서 모임을 하면서 조금씩 사고가 변했어요. 매일 마주하는 공간이 내 생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어요. 생각이 변하니 행동이 바뀌더라고요. 집을 짓기 시작한 시점부터 4년이 흘렀는데요. 4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도, 만나는 사람도 완전히 바뀌었어요. 저는 공간의 변화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확신해요.

 

Q. 아파트를 벗어나 단독주택(상가주택)에 살아보니까 어떤 점이 좋나요

행운의봄> 예상하시겠지만 관리 면적이 넓다는 게 제일 힘들어요. 신경 써야 하는 게 많죠.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나무만 해도 열 그루쯤 되고요. 집 주위에 고양이가 끙아를 자주 해 끙아 치우는 일도 힘들어요. 하지만 단 하나의 장점이 수많은 단점을 상쇄하는 것 같아요. 단 하나의 장점이란 ‘정형화되지 않은 공간’에서 산다는 거예요. 온종일 집에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품고 있어요. 해가 잘 들어오게 설계해서 집에 오는 지인들이 햇살을 부러워해요. 상가주택이라 마당이 없지만 저희가 사는 3층에 ‘중정’이 있어서 마당 효과도 누려요. 거실은 층고가 높아서(5.5m) 가슴이 탁 트여요.

Q. 2021년 7월 꿈세권에 집을 짓다 단행본을 출간했는데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행운의봄> 점점 낙후되어 가던 김해시의 오래된 동네에 평범한 30대 부부가 단독주택을 짓겠다고 나섰어요. 1년 반에 걸친 준비와 건축 과정에서 녹록치 않은 많은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집을 지어서 살려면 큰 결심이 필요해요. 저자는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왜 집을 짓고 싶은지 기준이 확실하게 섰다면 충분히 그 길은 가 볼 만하다’고 말해요. 이 책이 분명한 용기와 방향을 제시해 줄 것으로 생각해요.

다음 장이 궁금한 소설처럼 공감과 재미로 똘똘 뭉친 상가주택 마련키가 속도감 있게 펼쳐져요. 단독주택을 꿈꾸는 수많은 예비 건축주들에게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는 길잡이 역할을 해 주길 바랍니다.

Q. 집에 대한 생각, 우리 생에서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행운의봄> ‘집은, 나의 공간은, 곧 나의 정체성이 된다.’고 생각해요. 살면서 지내는 공간을 곰곰이 떠올려 보세요. 어떤 집에 사느냐가 중요해요. 단지 값비싼 집, 고급 자재를 쓴 집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공간마다 목적과 기능이 분명한 집, 온전히 내가 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 생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건 ‘진짜 내 모습’에 가까워지는 과정이 아닐까요. 밖에서 상처받고 힘들더라도 따뜻하게 위로받을 수 있는 집은 휴식하는 곳이에요. 여러분 집에는 ‘나로서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공간’이 있나요? 1평 남짓한 책상이 그런 공간이 될 수 있어요. 우리 집에서는 제가 매일 글을 쓰는 다용도 테이블과 책을 읽는 1인용 소파가 그런 공간인 것 같습니다.

Q. 『꿈세권에 집을 짓다』가 기존에 출간된 주택 관련 책과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행운의봄>  저의 책을 읽은 독자분들이 공통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이 책은 집을 지으려는 예비독자만 읽는 책이 아니다, ‘공간에 관해 관심이 있다면 누구든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라고요.

집을 지으려는 예비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담았어요. 하지만 집을 지은 이후 ‘삶’의 모습에 대해서도 많이 담았어요. 딱딱한 정보 전달식 책이 아니에요. 집을 짓기 전에 가슴이 부풀며 설렌 시간, 직영으로 집을 지으며 겪은 고난의 이야기와 그것을 지혜롭게 풀어내는 과정, 고대하던 주택살이를 하며 쌓아간 행복, 더 좋은 동네를 만들기 위한 노력까지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한 가족의 성장’ 이야기를 담았어요. 집짓기 소설 한 편을 읽은 것 같다고 말씀하신 독자도 계셨어요. 읽고 나면 열정 지수 플러스, 설렘 지수 플러스가 될 겁니다.

 

Q. 행운의봄 님은 역사 선생님이시죠? 현장에 있는 교육가로서 교육정책에 대한 견해가 있나요

행운의봄> 저(행운의봄)는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어요. 이건 공식적인 직업이고요. 새벽마다 글을 쓰고 있어요.(소설, 에세이, 동화 등) 이건 비공식적인 일이에요. 공식적인 일보다 비공식적인 일에 정신적인 힘을 더 힘을 쓰고 있어요. 앞으로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이에요. 교육정책에 대한 견해라니 조금 거창하지만 평소에 하고 있던 생각이 있습니다. 학교의 변화가 너무 늦어요. AI는 우리가 생각지 못하는 범위까지 능력을 넓혀가고 있는데 학교는 여전히 지식 획득 수업을 하고 있어요. 우리 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수시로 대학을 가기 때문에 저는 수능 대비와 같은 지식 획득 수업을 지양하고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창조적 상상력이나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역사 수업을 지향해요. 하지만 내신 성적으로 9등급 성적을 내고, 그 성적으로 대학을 보내야 하므로 지향하는 수업만 할 수는 없어요. 교육 제도 전반의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개혁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텐데 우리나라는 아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교육개혁을 시작도 하지 않았어요. 입시 제도는 해마다 변하지만 진짜 본질적인 교육 개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요.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태연 기자 whitety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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