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산 저가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가 한국에 들어오는 이유는?
인도산 저가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가 한국에 들어오는 이유는?
  • 허정운 기자
  • 승인 2022.08.25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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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바실러스 코아귤런스(Bacillus coagulans)는 1915년 BW Hammer가 미국 ICWA 농업시험장의 응고된 우유에서 발견하였다. 유산균이 아니면서 Lactic acid를 생산하는 특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식품으로 등재되어 있으나, 건강기능식품의 프로바이오틱스로 고시된 균주는 아니다. 

식약처 인증 19종에 포함되지 않은 바실러스 코아귤런스 이나 최근 국내 사용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산균 제품을 만들때 부원료로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부원료로 포함시킨 이유가 저비용으로 균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 균이 건강기능식품 공전상에 유산균 및 비피더스균 분석법으로 분석시 유산균과 같이 검출되기 때문이다.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균수는 늘리고 싶고, 이를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식약처는 건기식 프로바이오틱스를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균주를 지정하여 그 외의 균주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코아귤런스는 주원료가 아닌 부원료로 사용되었으나, 허가 될 수 있었던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식약처가 건기식에 사용하는 미생물을 지정하는 것은 여러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인데, 같은 기준으로 보면 부원료에 미생물이 함유된 제품을 허가하는 것이 원칙에 맞지 않아 보인다. 

연세대 윤성식 명예교수는 아래와 같이 의견을 밝혔다. 

“국내 전통발효식품에서는 코아귤런스를 찾기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식품에서 유래된 미생물이 아닌 균주를 프로바이오틱스로 개발하여 매일 섭취하는 것은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이 미생물은 해외에서 QPS(EFSA/GRAS(FDA)) 지위를 얻었다 하더라도 주로 동물용 사료첨가제로 개발된 것이 많고 안전성이 검증된 특정균주만 인체 섭취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코아귤런스는 포자형성균으로 대체로 혐기성인 장관내에서 발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면역기능 증진에 기여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한국인에게는 결코 적합한 미생물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한국인이 식품으로 먹어본 적 없는 세균을 골라내어 매일매일 100억마리 이상 섭취하는게 정상인가요? 버섯 같은 외생 포자와 달리 내생포자균은 면역취약계층에게 주의가 필요합니다.“

코아귤런스가 함유된 제품이 국내에서 크게 히트를 치면서 저가의 인도산 코아귤런스를 사용한 저가 제품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식약처는 부원료로 미생물을 포함한 건기식을 추가로 허가해 주지 않겠다고 각 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균수를 늘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코아귤런스를 이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인제대 약대 윤현주 교수는 “총균수를 채우는 효과를 이용한 게 맞다.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유산균의 프로바이오틱스 효능이 전적으로 Lactic acid로부터 온다는 말이 되는데, 세균수만 같다고 유산균이 아닌 세균이 유산균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홍보하는 것은 허위광고”라며 ”특히 코아귤런스의 기능성이 유산균에 비해 얼마나 좋은지 또는 떨어질지 모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유산균이 아닌 균의 균체수 100억개를 유산균 균체수 100억개로 오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전혀 다른 균을 가지고 단지 Lactic acid를 생산하는 성질만으로 같은 기능성이 있을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고 덧붙였다.

이외 가천대 박영서 교수, 조선대 김시옥 교수, 전남대 김진만 교수, 서강대 이규호 교수 등이 코아귤런스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함유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들 교수들은 “GRAS는 미국FDA가 영업자가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서 물질이 그 효과나 효능과는 무관하게 그냥 섭취가능한 물질이라는 의미한다”며 “이 경우는 안전성보다는 첨가된 바실러스코아귤런스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유산균과 똑 같은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100억개의 유산균이 있다는 말이 소비자들은 100억개의 프로바이오틱스로 받아들일텐데, 그럴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과연 이균이 100억개가 프로바이오틱스 100억개 효능이 같은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 일종의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가 유산을 만들기는 하지만 유산균과 똑같은 세균이 아니고 국내 소비자들이 김치나 된장등과 같은 발효식품으로 먹어본 적도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진정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며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균의 기능성이 유산균에 비해 얼마나 좋은지 또는 떨어지는지도 모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유산균이 아닌 균의 균체수100억개를 유산균 균체수 100억개로 오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정운 기자 news@p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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