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트페어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프리즈 서울
"국내 아트페어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프리즈 서울
  • 김정락 기자
  • 승인 2022.09.08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고시안에서 전시한 독일 추상화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촛불’ 1984, 개막 첫 날인 2일에 약 203억원에 판매됐다. [사진=권미나 기자]
가고시안에서 전시한 독일 추상화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촛불’ 1984, 개막 첫 날인 2일에 약 203억원에 판매됐다. [사진=권미나 기자]

[오뉴스=김정락 기자]=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인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전 세계 미술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지난 5일 막을 내렸다. 프리즈 서울은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e)'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아트페어다.

프리즈의 최고경영자 사이먼 폭스는 아시아의 첫 개최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국은 예술가·미술관·갤러리·컬렉터의 기반이 독보적이라며 “K·영화·드라마 등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키아프의 공동 개최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일에 개막한 프리즈 서울은 7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총 작품 거래액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미술계 관계자들은 6000억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한 키아프 서울(650억원)10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서울 삼청동에 이어 두 번째 전시공간인 페로탕 도산파크를 개관한 프랑스의 페로탕은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에 모두 참가해 양쪽 부스에 전시한 작품을 첫 날 모두 판매했다.

타바레스 스트라찬의 작품들로만 꾸며진 프리즈 서울 페로탕의 부스. [사진=권미나 기자]
타바레스 스트라찬의 작품들로만 꾸며진 프리즈 서울 페로탕의 부스. [사진=권미나 기자]

아시아에 자신의 작품을 처음 선보이는 타바레스 스트라찬은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며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다라와 같은 상징적인 요소를 통해 우주를 재현함과 동시에 삶과 존재에 대한 고찰을 원형 안에 담아냈다.

키아프 서울의 페로탕 부스 전시 전경. [사진=권미나 기자]
키아프 서울의 페로탕 부스 전시 전경. [사진=권미나 기자]

런던과 뉴욕, 파리와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갤러리스트 4명이 만든 협업 아트벤처 LGDR은 동시대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조엘 메슬러의 신작 회화 12점을 개막일인 2일에 모두 판매했으며, 벨기에의 그자비에 휘프켄스는 회화·도예·콜라주·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두루 섭렵하며 예술적 매체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는 스털링 루비의 ‘Turbine’ 연작을 첫 날 모두 판매했다. 또한 아시아 컬렉션을 중심으로 참여한 미국의 블럼앤포 또한 모든 작품이 첫 날에 판매됐다.

세계적인 갤러리 하우저앤워스는 피카소의 큐비즘에 영향을 받은 조지콘도의 신작 붉은 초상화 구성’(38억원)과 국내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니콜라스 파티의 '클라우즈'(44000만원)를 포함해 개막 1시간 만에 100억원대에 달하는 15점의 작품들을 판매했으며 화이트큐브는 현대 사진의 거장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대작을 약 54000만원에 판매했다.

니콜라스 파티, 'Clouds(구름)' 2022(좌) / 안드레아스 거스키, 'V&R Ⅲ' 2022(2009) 에디션 2/6(우). [사진=권미나 기자]
니콜라스 파티, 'Clouds(구름)' 2022(좌) / 안드레아스 거스키, 'V&R Ⅲ' 2022(2009) 에디션 2/6(우). [사진=권미나 기자]

국내 갤러리에서는 국제갤러리가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찾아낸 색채로 화폭을 물들이는 박서보의 묘법7억원에, 캔버스를 구할 수 없어 마대 자루에 그리기 시작한 그림으로 단색화의 거장이 된 하종현의 접합5억원에 판매했다.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 국제갤러리의 전시 전경. [사진=권미나 기자]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 국제갤러리의 전시 전경. [사진=권미나 기자]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 참가한 학고재는 한국 추상미술의 문을 연 이봉상의 작품 하늘, , 을 서울의 한 기관에 판매했고 동시에 공간추상의 개척자 하인두의 두 작품을 서울의 한 컬렉터에게 판매했다.

이봉상, '하늘, 산, 숲' 1963 [사진=권미나 기자]
이봉상, '하늘, 산, 숲' 1963 [사진=권미나 기자]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서는 휘슬에서 젊은 컬렉터들에게 인기가 많은 배헤윰의 신작 두 점을 한국의 컬렉터와 글로벌 컬렉터에게 판매했다.

배헤윰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휘슬의 전시 전경. [사진=권미나 기자]
배헤윰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휘슬의 전시 전경. [사진=권미나 기자]

프리즈 서울에 참가했던 해외 갤러리들은 행사장의 뜨거운 열기와 높은 판매액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벌써부터 내년 행사를 기약하고 있다.

하우저앤워스의 아시아 매니징 파트너인 일레인 곽은 "프리즈 서울은 한국이 가진 활기찬 예술 현장의 에너지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이미 매우 역동적이고 고도로 정보화된 예술 생태계에 더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불러일으켜 서울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프리즈 서울을 이끈 디렉터 패트릭 리는 “첫 번째 프리즈 서울에 보내준 뜨거운 반응에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공동으로 주최한 키아프 서울에도 감사를 드리고 이미 2023년의 복귀를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프리즈와 키아프는 5년간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올해를 포함해 5년간 서울에서
공동 개최될 예정이다.

'숯의 작가' 이배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프랑스 패션 브랜드 생로랑의 부스.
'숯의 작가' 이배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프랑스 패션 브랜드 생로랑의 부스.

한편 지난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프리즈 서울관계자 및 한국을 찾은 주요 미술관 관장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내년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 개최지로 2027년에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서는 송현동 부지를 빌려줄 의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정락 기자 shinek89@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